배터리를 오래 다룬 업계에서는 이런 생각을 종종 한다. 전기차 배터리를 잘 만들면, ESS도 비슷하지
않을까. CATL이 2024년에 공개한 BESS 라이프사이클·내구 문서는 그 생각이 꽤 단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기서 말하는 BESS는 가정용이 아니라 그리드 단위 대형 저장 시스템이다. 수백 kWh가
아니라 수 MWh, 경우에 따라 GWh급까지 가는 영역이다.
자동차 배터리와 비교하면 출발 조건부터 다르다. BESS는 기본적으로 고전압 구조이고, 다수의 병렬
스트링을 사용하며, 용량이 크고 수명 요구가 길다. 무엇보다 설치 환경이 단순하지 않다. 사막, 해안,
혹한 지역, 고온 다습 지역 등 다양한 조건을 전제로 설계해야 한다.